2024. 1. 31. 14:26ㆍ이슈&포커스
[공정언론 창업일보] #. 사천외국어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한 중국 유학파 황태준(31·남) 씨에게는 직업훈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황 씨는 중국어능력시험(HSK) 최고 등급을 취득할 만큼 어학 실력을 키웠지만, 한한령 여파로 국내에 중국어 전공자 수요가 줄면서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마땅하지 않았다.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하다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낙방하고서는 “시간을 허비할 바에는 평생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겠다”라고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대’) 충주캠퍼스 에너지설비과 전문기술과정에 입학해 과 대표를 하며 에너지관리산업기사 등 자격증 6개를 손에 쥘 만큼 알찬 1년을 보냈다. 3곳에서 동시에 합격 통지를 받은 황 씨는 이달부터 충주지방법원 공무직으로 근무하며 설비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폴리텍대는 ‘기술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에 재교육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해외 유학이나 근무 경력을 가진 청년들도 잇따라 입학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폴리텍대에 따르면 대학 입학(중퇴·수료) 또는 졸업 후 폴리텍대에 다시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2년제 학위과정 입학자 중 ‘유턴’ 입학자의 비율은 2021년 16.8%, 2022년 18.3%, 2023년 20.3%로 꾸준히 증가했다. 1년 또는 6개월 직업훈련을 하는 전문기술과정에는 지난해 유턴 입학자(57.9%)가 절반을 웃돈다. 여러 교육과정마다 황씨와 같은 ‘해외파’도 더러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UEA) 약대 파운데이션(foundation·학부예비과정)*을 수료한 박소희(26·여) 씨도 유턴 입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유학 생활을 정리하고 대전캠퍼스 스마트로봇자동화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했다. 식당 매니저, 택배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인생을 당당히 살아가려면 나만의 특기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해서다. 박 씨는 자동화 시스템 설계·구축·제어·유지보수 기술을 익히고, 생산자동화산업기사 등 3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자동화장비 유지관리 업체인 사람과 세상에 취업해 헝가리 SK이노베이션 이차전지 공장에서 장비 제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씨는 “넓은 세계를 보고 싶던 꿈을 취업으로 이뤘다”면서 “자동화제어 분야 최고 엔지니어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주환(33·남) 씨는 대학 4학년 때 캄보디아 투자회사에 취업했다. 물리학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끼던 차였다. 정 씨는 5년간 매뉴얼 개발 일을 하다가 “나도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겠다”라는 위기감에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가져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그는 귀국 후 독학으로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위해 지난해 제주캠퍼스 전기시스템제어과 전문기술과정에 입학했다. 1년 과정 수료 전 전기기사, 소방설비산업기사(전기) 자격증을 따고 취업해, 현재 제주시 친환경 에너지 공급업체 대은에서 일하고 있다.
임춘건 이사장 직무대리는 “학력, 경력 등에 관계 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도전과 성장을 위해 우리 대학을 찾고 있다”라면서 “저마다 능력과 적성을 살려 좋은 일자리를 찾고 역량을 펼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폴리텍대는 3월 중순까지 2년제학위과정과 직업훈련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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